내 삶의 네비게이션

좋은 생각 2009년 8월 30일 14시 35분 By ucandoit
 지난 주에 교회 수련회를 가려 강원도의 한 수양관으로 운전을 할 때였습니다. 옆 자리에 앉은 그룹장 누나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만 IC를 지나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어릴적부터 다니던 곳이라 아주 익숙한 길이었지만, 도로 시설 공사를 새로 한 뒤로 조금 헷깔렸던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잘 아는 길이라는 생각에 제가 아는 다음 IC로 나와 제가 아는대로 길을 찾아 운전을 했습니다.

 그러다 몇 분 후, 제가 완전히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때는 매우 많은 거리를 반대 방향으로 온 뒤였습니다. 결국 저는 자존심을 버리고(?^^)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네비게이션은 즉각 길을 찾아 저에게 안내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네비게이션이 안내해 준 길은 제가 가려는 목적지로 향한 길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완전히 반대 방향에다가 시골 마을의 비포장된 골목길이었습니다.

 저는 잠시 고민하다가 그래도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르기로 하였습니다. 논두렁 사이의 아슬아슬한 길도 지나고, 전혀 관리되지 않은 듯한 나무 사잇길도 지나고, 그렇게 10여분간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빙빙 돌았습니다. 조금 답답한 마음이 들 때 즈음 이윽고 큰 길이 눈 앞에 나타났습니다. 오, 네비게이션은 우리가 가려는 목적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 눈 앞에 나타난 길은 수양관으로 가는 길이 확실히 맞았고, 우리는 이미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은 거리를 가로질러 와 있었습니다.

네비게이션
 우리는 보통 탄탄하게 뻗은 고속도로 위를 달릴 때 목적지에 도달하리라는 안도감과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때로는 잘못 든 길을 되돌리기 위해, 심한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 맛있는 음식점을 들리거나 특산품을 구입하기 위해 이정표 없는 시골길로 들어서야할 때가 있습니다. 이정표 없는 시골길에서 우리는 쉽게 길을 잃을 수도 있고, 포장되지 않은 좁은 길에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맛있는 음식점, 시원한 개울가, 아름다운 경치는 모두 이 시골길 안에만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보람된 여행길이며 때로는 더 빠른 지름길이 되기도 합니다.

 인생의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죽음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듯한 인생을 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삶의 즐거움과 보람은 덜컹대고 좁은 시골길 같은 인생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골길에서 길을 잃지 않게 인도해 주는 네비게이션(!!) 또한 중요합니다. 당신의 삷을 인도해주는 네비게이션은 무엇입니까?~
2009년 8월 30일 14시 35분 2009년 8월 30일 14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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