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한동대학교 전산전자공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동공학교육혁신센터의 회지에 개재되었던 글입니다.
전산 또는 전자를 전공한 학생들의 상당수가 개발 업무 관련 직종으로 취업을 합니다. 석박사 과정으로 진학을 하는 학생의 경우에도 결국은 개발자로 취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인지 전산전자공학부의 학생들 상당수가 전산전자 전공 지식과 프로젝트 경험, 본인의 개발 능력 개발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아 붓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학부 시절에 그랬습니다. 거의 모든 방학을 개발 프로젝트와 함께 보냈고, 항상 프로그래밍 실력 향상과 실무 경력만이 제 주요 관심사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이공계 출신이 연구 개발직에서 인정을 받아야만 전공을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산, 전자, 기계 등 이공계를 전공하고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매우 많습니다.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모든 직업 앞에 '이공계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만으로도 매우 경쟁력 있는 인재가 됩니다. 이공계 출신의 변호사, 의사, 경영인, 선생님이 가지는 경쟁력을 생각해 보십시오.
다른 한편으로는 이미 연구 개발 분야로 진출을 결정한 이공계 학생들이 가지는 편견도 있습니다. 그것은 연구 개발직종의 인재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이 단지 기술적 탁월함뿐일 것이라는 착각입니다. 이런 생각에 대다수의 이공계 학생들이 전공 이외의 분야에 대해 거의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기업체에서 연구 개발 분야의 직원을 채용할 때 기술적 탁월함을 집중적으로 보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기술적 역량은 입사를 위한 최소한의 능력 그 이상은 절대 아닙니다. 반면에 총체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공동체에 적응하는 사회성, 리더십, 인성 등이 중요하게 요구됩니다. 이에 대해서 제가 겪은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지난 5년간 한 기업에서 연구직으로 근무했었습니다. 우리 팀은 7명이었는데, 그 중 한 명은 혼자서 제품을 만들 수 있을만큼 완벽한 지식과 경험이 탁월하여 연구소 전체에서 인정 받는 실력가였습니다. 반면에 경력 사원으로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또 다른 한 명은 경력에 비해 그다지 뛰어나지 않아 보였으나 서글서글한 성격과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었습니다. 결론만 이야기하면 두 사람은 인사평가에서 동일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몇년 후 능력만 뛰어났던 사람은 결국 회사를 떠났습니다. 회사에서는 손실이었지만, 사람들과 융화되지 못하는 능력자는 더이상 유능한 사람이 될 수 없었습니다.
한편 우리 학교 출신으로 입사하여 이웃 팀에 배정되었던 한 신입 사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학창 시절 사용해왔던 개발 환경은 회사에서 사용하는 개발 환경과 전혀 달랐기 때문에, 입사 초반에는 기술적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본인의 장점과 회사의 성장을 늘 생각하는 능동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약 1년이 지난 후 이 직원은 회사에 새로운 직책을 제안하였고 이 제안은 받아들여져 그를 중심으로 팀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제가 회사를 나올 무렵 그 직원은 전임연구원(대리에 해당)임에도 불구하고 팀장에 준하는 직책을 맡으며 회사의 주요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소위 '공돌이'라고 부르는 인재들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없애버리기를 강력히 권합니다. 우리가 농담조로 주고 받는 대학생과 공대생을 구분하는 여러 기준들을 모두 버리십시오. 저는 제가 전산전자공학부 출신이라는 점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왜냐하면 공대에서 배우는 기술적 배경 지식은 사회 대부분의 분야에서 매우 유용한 경쟁력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전하고 싶은 요점은 이것입니다. 공돌이가 되기 싫어 이공계 전공 선택을 꺼리는 학생이 있다면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편 막연히 취업이 잘 된다기에 이공계를 선택하려는 학생이 있다면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무엇보다, 이공계에 몸담기로 정하고 열심히 학업에 몰두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합니다. 연구실에서 밤새는 시간을 조금 줄이고 밖으로 나오십시오. 팀모임에 열심히 참석하고 방학에는 해외 봉사 활동이나 교환 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십시오. HDS나 HTD와 같은 영성 훈련 프로그램도 추천합니다. 동아리, 총학, 자치회 등 여러 학생 활동으로 사회성과 리더십을 기르십시오. 외국인 교수님, 외국인 학생들과 어울려 그들의 언어를 배우십시오. 부지런하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가지며 운동을 하십시오. 깔끔하고 호감가는 외모를 유지하도록 신경 쓰십시오. 물론 학문적 탁월성을 키우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학교에서는 무엇보다 학문적 탁월성을 키우는 데 집중하여야 함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많은 이공계 학생들이 균형을 잃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조금이라도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면 생각을 완전히 바꾸십시오; "나는 공돌이니까 영어는 좀 못해도 돼.", "나는 공돌이니까 MT보다는 프로젝트가 더 중요해.", "나는 공돌이니까 조금 소극적이어도 괜찮을거야"... 여러분들의 모습에서 '공돌이니까~'라는 색깔을 지워버리는만큼 여러분은 세상에서 원하는 유능한 공돌이가 되는 것입니다.
한동대학교는 총체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공동체에 적응하는 사회성, 리더십, 그리고 외국어 구사 능력을 키우기에 너무나도 좋은 환경입니다. 재학생 여러분, 꿈과 목표를 가지고 이 복된 환경을 충분히 활용하시길 강력히 권합니다. 기숙사에서, 실험실에서 외로이 앉아 있지만 말고 밖으로 나와 활동하십시오. 이것이 유능한 공돌이가 되는 더 좋은 방법입니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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